시위다녀왔습니다.

촛불시위 다녀왔습니다.
한것도 없는데
컨디션도 본디 좋지 못한 상태인데다
결정적으로 담배 때문에 두통이 심해져서
몹시 피곤하네요-

우선 약먹고 당장 쉬어야 겠습니다.

한게 너무 없어서 남은 시민 분들께 죄송하네요-

by 서하 | 2008/06/02 00:08 | My Diary | 트랙백 | 덧글(0)

전경보다 무서운건 차가운 시민의 눈이다.

촛불문화제 일로 이글루스가 뜨겁다.
덕분에 정치와는 거리가 저만치 떨어져 있던 나도 계속 업데이트 되는 사진과 영상과 글들을 보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경들의 방패의 움직임 시민들의 비명소리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하는 노래소리 폭력과 눈물과 분노가 엉킨 거리....
이것들은 땅에 쳐박힌 민주주의의 현실을 보여주며
'공포'와 '두려움'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전경 보다 무서운건
같은 국민의 비난과 무관심이란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든다.

내가 있는 이곳의 누구도 시위에 관심이 없다.
넌지시 얘기를 꺼내보았지만 그들의 무관심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왠지 혼자 동떨어진 세계에 온 듯한 이질감도 조금 느꼈다.

뭐,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나 역시 평범하고 자기 일 밖에 관심없는 대한민국 20대이니까-
우리는 살아온 환경도 생활도 성격도 관심사도 모두 다르다.
'정치'라는 것은 우리의 생활과 분명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지만 이것은 정치인들의 전유물인양 어쩐지 멀고 무거운 얘기다.
'인권'이란 것도 그렇다. 나라라는 이름의 울타리 안에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당장 어떤 불합리와 부딪히지 않는 이상 이것은 공기처럼 허공에 떠 부유하는 케케묵은 철학의 하나일 뿐일 것이다.
안타깝긴 하지만,
이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며, 그들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나 역시 이런 상황이 아닌들 나의 주어진 인권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게 아니니까.

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진심으로 말하고 생각한다.
"왜 멍청하게 거리로 나가? 제 할일이나 잘 할것이지. 저게 다 할일 없는 놈들이 하는 짓이야"
"전경이 무슨 잘못이야. 다 지들이 자초한거지" <-요 생각은 조금 일리가 있긴 하다고 생각한다;
"저놈들이 죽던 되지던 상관 없어"

알바, 알바 하는데 물론 알바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모두 내가 실제로 듣고 본 말들이다.
내게 직접 이런 말을 한 사람은 절대 알바가 아니다.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많던, 적던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들 말처럼 우리는 병신이라 멍청하게 선동되고 냄비근성을 이기지 못해 거리로 뛰쳐나간 바보들일지도 모른다.
쓸데 없이 정치에 열 올리는 쿨하지 못한 좌빨 꼴통일지도 모른다.
닭장차에 올라탄 것도 전경에게 얻어맞게 된 것도 모두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이다.
맞다. 맞다.
확실히 그들처럼 가만히 있는다면 괜히 맞거다 닭장차에 올라타거나 밤바람을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미국산 소고기가 들어오고 공기업이 민영화 되고 의료보험 민영화 되면 피해보는 사람은 우리 국민 전체가 된다.
모두들 현명하게 집에만 앉아 행복을 누린다면
과연 울게 되는 것은 누구란 말이냐는 것이다.

시위에 나가지 않을 수 있다.
군화발에 누가 맞고 싶겠는가? 누가 닭장차에 올라가고 싶어 오르며 거리에서 밤이슬에 젖어가고 싶겠는가!
학생들은 학교도 나가야 하고 직장인들은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
혹은 시위 같은 과격한 방법이 아닌 좀 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싶은 견해를 가진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그것이
시위에 나간 시민들을 한순간에 바보, 병신, 백수로 만드는 것일까?
모두의 공익을 위해 거리에 앉은 그들에게 차가운 비웃음을 던지는 것일까?
나는 그 차가운 마음과 시선이 무섭고 두렵다.
전경의 물리적 폭력보다 훨씬훨씬 두렵다.
그리고 마음이 아프다.

저런 시위는 나의 사상과 맞지 않을 수 있다.
정치에 관심 없어도 좋다.
내 코 앞의 생활이 우선이여도 괜찮다.
단지,

최소한, 우리를 위해 거리에 앉은 그들을 모욕하지만 말아주었으면 한다.


이 시위가 성공하다면, 그들은 당연하게 굴러 들어온 밥상 위에 침 묻은 숟가락을 올리며 웃을 것이다.
그리고 어렵게 찾은 인권의 자유와  생활의 안전을 보며 자신의 현명함을 뿌듯해 할 것이다.
혹은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일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행복이 당연한듯 하루하루 이어지는, 생활의 연장선상의 또 다른 하루가 열렸을 뿐이니까-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론 궁금하기도 하다.
우리의 시위가 실패해 당장 미국소가 수입되고 공기업이 민영화 되고 의료보험이 민영화 되고 국토에 대운하 공사가 시작되면
과연 그들은 그때 어떤 표정을 지을까?











덧:
그래도 역시 그들이 아무것도 모른채 웃기를 바라는 자신의 모습이 조금 기운 빠진다.
사실, 나 역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채 이 상황을 넘어가고 싶으니까.
나 역시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니까.
어제 가려고 했던 집회는 사정상 가지 못했다.
대신 사정이 허락하는 이번 주말엔 거리에 나가려고 한다.
차려진 밥상위에 침 묻은 숟가락을 올릴 만큼의 단단한 심장이 나에겐 없으니까- 

by 서하 | 2008/05/29 01:01 | My Diary | 트랙백 | 덧글(2)

J일보 두고 봅시다.

멍한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간밤에 본 영상과 자진과 글들이 꿈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싶었다.

일어나자 마자 신문을 열었다.

ㅆㅂ..........




J일보 두고 보자....

펜대 굴리고 월급 받아 가면서 그런 글 쓰고 싶어?!
기자 양심 팔아치운거 잘 아는데
정말 뿌리 까지 판 거냐?



스케너 고장난지 오래라 할 수 없이 사진으로 올린다.
J일보가 어떻게 기사를 써갈겼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혹 있을까봐...
 




고맙다 중앙일보.
나 진짜 머리터지게 고민많이 했거든?!
진실도 모른체 끌려 다니게 될까봐-
내가 하느 일이 명백한 불법으로 간주되는 걸 아는데 악법도 지키라고 있는 법을 솔선해서 어기는 놈이 되기 싫어서-
시위에 관심 없는 다른 시민들께 폐 끼치기 싫어서-

근데 오늘 아침 기사 보고 깨달았다.
우와- 무섭다 한국.
나 이렇게 무서운 나라에 살고 있었구나...
그거 잘 알게 해줘서 진짜 고맙다.
소심하고 정치 모르고 관심도 없고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자신을 행동하게 해줘서 참 고맙다.


지금의 내 양심과 미래의 자신과, 나를 '어른' 혹은 '구세대' 혹은'부모'의 이름으로 바라 볼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by 서하 | 2008/05/26 09:44 | My Diary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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